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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이종협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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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어둠에서 자유롭다

자라나는 드로잉
이종협의 드로잉은 식물의 자람을 따른다.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는 그의 드로잉은 식물이 커감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의 형태를 종이 위에 옮기는 작업이다. 그의 드로잉은 일기처럼 이어지며 때로 지인들의 메시지도 포함된다. 그가 전에 했던 꽃잎을 직접 프레스에 눌러 찍어내는 작업이 점.차. 사.라.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번 그림자 드로잉은 자.라.나.고 드.러.나.는. 확산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어쨌든 그의 작업은 깔끔한 감각을 드러내면서도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게 된다. 식물의 그림자 따라 그리기 작업은 자연의 실재 현상을 쫓지만 항상 어긋난다. 그리는 순간 움직이는 빛과 자라는 식물로 인함이다. 따라서 그의 드로잉의 리얼리티는 항상 찰라적이다. 마치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진실은 언제나 불확정적이고 영원히 잡히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의 작업은 삶과 자연은 규정되거나 정의될 수 없다는 역설적 리얼리티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종협 / 가죽나무, 종이, 드로잉 재료 (tree of heaven, paper, drawing materials)

매년 사월이 되면 나무 한 그루를 사는 습관이 생겼다. 생명을 키우고 싶은 욕망에서이다. 생명이 자라서 실체를 가질 때 두 개의 실체가 존재한다. 그것과 그것의 그림자, 두 개의 실체 사이에서 인간의 욕망이 작동한다. 나는 그 그림자를 받아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