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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순우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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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 / 봄날은 간다

별무리가 업겁의 공간을 날아와 우리에게 영롱한 빛으로 다가오듯 수조안 올챙이들이 후배인 인간들에게 빛으로 몸짓으로 소리로 삶의 메시지를 전한다.

예술가들의 선배 올챙이
강원도 올챙이가 안성 문순우의 작업실로 모셔져 왔다. 적당히 자라기를 기다려 오선지가 그려진 수조에 넣었다.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 그리고 오선이 그려져 있을 뿐 음표는 없다. 올챙이가 움직이면 그것이 음표가 되고 악보가 된다. 움직이는 올챙이를 따라 눈도 같이 움직이고 오선지를 오르내리다 보면 긴 음악이 끝이 난다. 전시장으로 옮겨진 수조 속에는 지난 여름 자신들을 간질이던 올챙이의 몸짓을 기억하는 수초들만 남았을 뿐, 오선지를 오르내리던 올챙이들은 모두 개구리가 되어 떠났다. 그리고 다시 밤이면 밤마다 작업실 주변에 모여들어 전혀 다른 형태의 음악을 시작한다. 올챙이 시절 오선지에 그렸던 자신들의 음악을 밤새 연주하고 노래한다. 결코 올챙이 시절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악보는 인간의 음악을 대변하는 강력한 상징물이자 법칙이다. 그러나 그 위를 움직이는 올챙이들은 그저 움직이고 헤엄칠 뿐이다. 작가 문순우가 이 작업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일가? 외형적으로는 오선지가 새겨진 수조 안에 올챙이를 초대했지만 사실 그가 미술가로서 행한 행위는 올챙이와 오선지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인간의 예술 형식을 자연 속에 담가 투영해보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재즈 마니아이고 오디오에 대한 전문적 식견과 컬렉션을 가지고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올챙이 작업은 어쩌면 그가 아는 모든 음악적 지식의 함축된 표명이며, 오랫동안 사진, 회화, 드로잉 그리고 설치 등 미술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열정과 집중력을 보여준 작가로서 미술이란 무엇인가에대한 답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미술은 수조 속의 오선지처럼 자연과는 무관하며, 자연을 모방할 수도 따를 수도 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영역 속에서나 유효한 것이라고 말이다.

문순우 / Cantata, 봄날은 간다 / 영상, 사운드 설치 / 자연물